제목만 보고서는 책의 내용이 짐작가지 않았다. 그나마, 두번째로 가져야 할 목표 정도? 하지만, 책의 설명을 보니 희생, 헌신, 또는 나보다는 남을 위한 삶에 대한 내용이면서, 그 대상이 직업, 가족, 종교, 그리고 공동체인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 내가 아직 느끼지 못한 관점을 얻을 수 있겠거니 싶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지금 한창, 나의 욕심을 뒤로한 채 책임과 희생을 해야 하는 삶을 시작한 인생의 단계에 접어들 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 중에 있는지라, 내가 갖고 있는 의문점들이나 생각하지 못한 관점들을 배워보고 싶었다.
나의 욕심이라는 것도 예전에 비해 열정이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사실은 줄어들었다기 보다는, 의미 없는 욕심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욕심의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하지만, 그 바꾼 욕심이 옳은지? 이걸 성취해 갈 열정이 있는지? 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황이었다. 책을 읽고난 지금도 사실 확신이 들지는 않다. 다만, 공감 받은 기분이랄까. 바뀐 욕심에 확신이 없는 이유는, 욕심 그 자체가 이전과는 다르게 본질적으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내 만족을 위한 것이면서도, 그 결과가 나를 위한 부분 보다도 남을 위한 부분이 많기 때문인 것 같고, 그리고 그 욕심을 이루는 과정이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많고 긴 투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만큼 내 마음속 확신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 욕심인 것이다.
내 욕심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맺고 있는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 때처럼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것에만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는가.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일도 해 내야지, 관계에 책임을 다 하기 위해 가족, 친구와 주기적인 교류의 시간을 가져야지, 그리고 나도 인생을 지치지 않고 살기 위해 운동과 쉼이라는 것을 해야하지.
그래서, 이전보다는 고차원이 된 나의 욕심과, 지금의 책임 사이에 균형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이 책을 선택하고 읽기 시작했다.
책이 두꺼웠다. 짬짬이 보다보니, 꽤나 오래걸렸다. 그렇다고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지금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새로운 관점을 얻은 것은 딱히 없다는 점. 다만, 나의 고민들에 공감을 받은 느낌 정도였다. 전반적으로는 마음 따뜻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세상의 밝은 모습도 있다는 것을 느끼고 내 마음도 정화되긴 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내용을 보면 그냥 좋은 이야기들이 다양한 사람들의 말과 경험으로부터 정리되어 있다는 정도로 보였다.
특히, 종교 파트를 읽을 때는 작가의 순간적인 느낌들로 구성된 내용들 뿐이지 않았나 싶다. 누구에게나 착해지고, 순해지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봐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순간들이 다 있을텐데, 그 순간의 느낌을 종교적인 믿음에 연결시킨 것 같다. 그래서, 와 닿지 않았다.
공동체 파트는 너무 맞는 말이지만 뻔했다. 그리고 일반적인 지성인들이라면 모르는 부분이 아닐터였다. 다만, 막상 실행하기 위험도 있고 너무 희생적이어야하는 부분이 많아서 이상적인 '관계주의'적 공동체가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을 뿐. 이는 결국 정치인들과 여러 단체들에서 해결할 문제이나, 그들도 제대로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특히 지금의 이동이 잦고, 변화가 심한 세상에서, 그리고 다양성 문화가 과도기인 이 상황에서는 공동체주의적인 문화가 자리잡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하지만, 읽는 내내 마음 따스함을 느꼈고, 책의 내용대로 자기 희생을 할 줄 알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나 또한 내 나름대로의 기준 아래에 희생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 준 책이어서 만족한다.
아래는 내가 생각했던 부분을 글로 잘 표현해 주었다고 생각되어 따로 기록해 두었다.
"잘 살아가는 인생은 자유로운 선택에서 달콤한 강제로 넘어가는 여정이다."
"직업과 관련된 의사 결정에서는, 기분 좋은 활동과 사회적 필요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는게 중요하다. 다른 표현으로는, 자신의 깊은 기쁨이 이 세상의 깊은 갈망과 만나는 바로 그 지점을 찾는 것이다."
"용서할 줄 아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사랑할 줄 아는 힘도 가지고 있지 않다." - 마틴 루터 킹
"사랑은 자기를 위한 이기적인 욕구인 동시에 자기를 잊어버리는 이타적인 선물이다."
"질병으로 일찍 죽은 수용자들은 강제 수용소 바깥에 자기가 헌실할 대상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임을 발견했다." - 빅토르 프랑클
"인생의 목적은 우리가 자라면서 배웠던 것처럼 번영이 아니라 인간 영혼의 성숙이다."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소설 <수용소 군도>
"인생을 살아가는 비결은 어떤 과제를, 평생을 바칠 무언가를, 남은 인생 동안 매 순간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무언가를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명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과제가 당신이 도저히 완수할 수 없을 것처럼 어렵고 힘든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 헨리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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