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켠에, 언젠가는 꼭 덴마크를 다시 오겠다고 다짐하던 차 이번 휴가 기회에 방문하게 되었다. 대학생 때는 여행지 선정부터 계획까지 오랜 시간을 투자하며 그 순간을 즐기던 것이, 어느새 심플하고 편한 것이 좋아져 여행 계획이 거의 무계획에 가까웠다. 일단 차를 렌트하면 주차는 어떻게든 찾아서 하게 되겠지라는 생각이었다.
기본적으로 Auto 차량이 부족해 가격이 비쌌다. 일단 그나마 제일 합리적인 것 선택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운전을 하면서 파악한 덴마크의 운전 관련 정보를 아래 작성하겠다.
1. 고속도로 운전
특징: 차량이 적음, 추월은 왼쪽 차선, 뷰가 좋음, 공짜
공항에서 바로 고속도로를 타고 운전을 하는데, 고속도로가 거의 편도 1, 2차선 도로로 규모는 작았으나 그만큼 차량이 적어서 운전을 하는데 매우 편했다. 코펜하겐 근처로 갈 수록 편도 4차로까지 넓어지는데, 그 외의 스카겐부터 오덴세까지 이르는 곳에서는 거의 1,2차로 였다.
독일에서도 운전해 본 경험으로 보았을 떄 운전 문화가 덴마크가 독일과 매우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도로 구성도 비슷했지만, 자연스레 추월하는 차는 왼쪽 차선에서만 추월을 했고 뒤 차보다 속도가 느린 차는 알아서 오른쪽으로 비켜주는 식이었다. 독일은 아우토반에서 속도 무제한 구간이 많아서 의식을 하지 못했지만, 덴마크는 90, 110, 130 Km/h 등의 구간 별 속도 제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왼쪽의 추월 차선에서는 그 속도 제한이 거의 무의미 했다. 그래서 140~160의 질주를 하는데도 별로 튀지 않게 도로의 흐름을 맞출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산이 거의 없어 운전하는 내내 드넓은 녹지를 바라볼 수 있었다. 매우 단정하고 갈색 아니면 주로 초록색의 지형으로 안락감까지 들었다. 또한, 덴마크의 지형은 높아서 하늘과 맞닿아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Aalborg부터 Copenhagen까지 운전하면서 돈을 낸 구간은 딱 하나다. Odense를 지나 Copenhagen이 있는 섬으로 가는 매우 긴 다리를 건넌 후였다. 이 다리를 지나면서 무섭기도 했지만, 뷰가 아주 장관이었다. 다리 끝의 톨게이트에서 다리 이용 요금을 내면 된다. 그 외의 나머지 구간은 중간에 걸림 없이 쭉 무료도로다.
2. 시내 운전
특징: 로타리, 비보호, 짧은 신호, 차분함
Copenhagen과 같이 큰 도시는 물론 신호등이 구간마다 있지만, 작은 도시 또는 고속도로와 시내 사이의 길에는 로타리가 자주 보인다. 당연히 차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능한 도로 구성이다. 이렇게 차량이 없는 곳에서는 괜히 신호등에 기다려서 대기하고 있을 필요가 없이 매우 효율적으로 직진, 우회전, 좌회전을 할 수가 있다. 단, 로타리 입장하기 전에는 무조건 로타리 안에 있는 차량을 방해하지 않는지 확인 후 입장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거 없이 막 입장하지만, 기본 문화이다.)
신호등이 대체로 운전자의 눈 높이에 달려있다. 그런데 삼거리 또는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할 때 아무리 찾아봐도 좌회전 신호가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는 비보호로 진행하면 된다. (공식 자료는 아직도 찾아보지 않았지만 경험상 맞을 것이다.) 또한 좌회전 신호가 있더라도 신호가 짧은 경우도 있어 거의 차량 2~3개 지나면 바로 끝날 수 있으므로 정신집중 하고 있어야 한다.
어느 문화권에서나 사람 by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덴마크도 운전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로 운전하면서도 본인이 잘한 줄 아는 사람도 있고 거칠게 질주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리고 전반적으로는 차분하게 운전한다. 상대방의 운전을 방해하지 않도록 양보하는 운전을 한다.
3. 주차
도시마다 다르지만, 길가에 주차를 하고 있는 차량들이 꽤나 있다. 대신, 표지판을 잘 봐야 한다. 일과 시간에는 30분만 무료로 주차를 허용하고 특정 시간 이후에만 다음 날 오전 특정 시간까지 쭉 무료로 주차를 할 수 있게 한다. 단 이러한 무료 주차만을 노리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못할 수도 있고 자리 경쟁에 밀린다면 공영 주차장으로 가야한다.
공영 주차장도 이용은 했지만 대체로 운이 좋아서 길가의 무료 주차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었다. 방법은 아래와 같다.
길가에 흰색으로 선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처럼 한 칸씩 그려져 있을 수 있고, 아니면 흰색 박스가 길게 그려져 있어 여러차를 주차할 수 있게 한 곳도 있다. 앞의 표지판은 장애인용 주차장 표시이고, 저 멀리 뒤의 표지판을 보면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있다. 아래와 같다.
30분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30분 동안만 무료로 주차할 수 있다. 그런데, 괄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괄호가 없는 것은 평일, 괄호가 있는 것은 주말이다. 그렇다면, 오후 7시 이후는? 그 때부터는 다음날 8시까지 무료 주차다. 따라서, 주차비를 아끼는 방법은, 오후 6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 쭉 주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 중요한 것은, 차량 전면 유리의 우측 하단에 몇시부터 주차를 했는지 수동으로 표시를 하는 룰렛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것으로 주차시간을 표시해 주어야 한다.
위 사진의 경우 평일과 주말의 시간이 같지만, 각 길가마다 다르다. 시내 일괄 통일이 아니라 각 길가별로 정책을 달리 갖는 세심함이 보인다.
덤으로, 위 사진은 스웨덴 말뫼에서 찍은 표지판이다. 덴마크보다는 야박하게 15분 단위로 무료 주차를 허용한다. 여기 또한 길가마다 정책이 다르므로 표지판을 확인해야 하며, 무료 주차가 아닌 유료 주차 구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