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구조조정 혹은 해고의 변화와 이를 통해 바라보는 비즈니스의 본질
보통 '대기업'이라 하면 안정적인 곳으로 인식된다. '중소기업' 보다는 안정적일 수 있다. 회사가. 직원의 입장에서는 다른 얘기다. 회사는 비용을 삭감해야 할 때라고 판단하면, 취할 수 있는 행동 중 하나가 '해고'다. 이 때 누가 해고를 당할지를 분석해 보면, 대체로는 알 수 없는 확률 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처지에 놓여있다.
왜 '해고'를 하는지는 '비용 절감'이라는 자명한 이유가 있다. 그럼, '누구'를 해고할까? 당연히 큰 비용이라 생각되는 직원일 것이다. 그럼, 누가 큰 비용으로 생각될까?
- 연봉이 높은 직원
- 비용을 지출하기만 하는 팀의 직원
- 매출이 불안정한 팀의 직원
- 조직에 물리적/정신적, 단기적/장기적 해를 끼치는 직원
쯤이 되지 않을까.
연봉이 높은 직원
우리나라에서 뉴스나 기사를 통해 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은 '몇 세 이상 대상 희망 퇴직' 이라는 문구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희망 퇴직 뿐 아니라 보통 연차가 높은 직원이 해고 대상이 된다는 상황들이 있어왔다. 전적으로 연봉이 높은 직원을 자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는 아쉬운 숨은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아무리 연봉이 높아도 능력이 좋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함께 일을 하는 것이 더 도움되는 것이 아닐까? 즉, 연봉이 높다고, 연차가 높다고 회사라는 주체는 그들을 딱히 능력자라고 인식하지 않다는 뜻이다. 보통 연차가 높을 수록 회사의 매출을 높이는데 그들이 기여하는 영향이 크다는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면, 이러한 정책은 펼치치도 않을 것이다.
비용을 지출하기만 하는 팀의 직원
비용을 지출하기만 한다는 뜻은, 결국 사업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마케팅, 홍보, IT 팀이 있다. 그 외의 여러 Back Office라 불리는 재무, 회계, 법무 팀 들도 돈을 벌어 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의 중요한 정보들, 혹은 약점, 을 알고 있다. 또한 이들의 능력으로 인해 지출해야 할 비용을 덜 지출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이 되고 있을 것이다.
마케팅, 홍보, IT 팀도 마찬가지로, 이들의 영향으로 더 많은 매출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영업팀에 비해서는 영향이 낮을 것이다. (물론,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영업보다 마케팅이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B2C에서는) 그리고 전반적으로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상황이 더 많다. 그리고, 이들의 작업은 이들 스스로 한다기 보다 보통 외주를 맡기고 본사에서는 관리만 하는 식으로 운영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마찬가지로 최소의 인력으로 운영을 할 것이다.
이미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은 하겠으나, 회사의 사업이 활황일 때는 인턴, 신입 등 추가 인력들을 확보해 두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기존의 사람들을 대체할 수 있도록. 회사는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하고, 혹시나 모르게 소수의 몇 사람에 의해서만 일이 진행되다가 그 사람들의 배신 또는 퇴직으로 인해 갑자기 발생하는 위험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Cycle이 반복되다가 갑자기 사업이 힘들어지면, 이 팀의 직원들은 해고 대상이 되기 싶다.
매출이 불안정한 팀의 직원
어떻게 보면, 제일 무서운 상황이 아닐까 싶다. 다른 조직은 이미 최소의 인력으로 운영이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는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업팀에는 이미 기대감을 몸에 얹고 투자된 인력들이 많을 터이다. 사업부가 중/장기적으로 비전이 없다고 판단되면, 팀내 많은 인력들 또는 사업부 자체를 날릴 수가 있다. 사업부를 날릴 때는 매각을 통해, 아니면 사업부를 완전히 없애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매각은 매각대로, 새로운 회사에서 내쳐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고, 사업부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는 결국 회사에서 해고를 바로 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난감할 것이다.
여기서, 하나의 작은 트렌드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성과주의로 인해 특정 몇명을 지명하여 해고를 해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정성적인 평가만으로도 누가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함께 일하는 조직 내에서는 구분해 내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모든 직원들의 역량이 상향 평준화 되어 가는 것 같다. 젊은 직원들이 점점 스마트해 지고, 일할 자리는 부족한데 일할 사람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기업, 나아가 그 중에서도 인식 좋은 기업들 관점에서 그렇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직원 하나 하나를 절대적으로 꼭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고 가름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보이기 시작하는 상황은, 단순하게 팀을 전체로 없애는 것이다. 그럼, HR 입장에서도, 회사 입장에서도 직원 한명 한명에게 미안함을 가질 필요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사업부가 사라졌다는 식으로 변명을 대기도 수월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한국 회사들은 여전히 예전처럼 일정 년차 이상의 직원들을 해고하는 식이 일반적이지만, 앞으로는 특정 팀, 사업부 단위를 모두 잘라내는 식으로 해고를 하지 않을까 예측한다. 이러한 이유로, 갑자기 해고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것이다.
조직에 물리적/정신적, 단기적/장기적 해를 끼치는 직원
이 경우는, 이미 팀원들과 팀장 사이에서도 어느정도 동의할 정도로 조직에 해를 끼치는 직원이 누구인지 선별되어 있을 것이고, 그 이후에는 HR에서도 이 상황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을 거쳐, 해고 시즌과는 별개로 상시적으로 해고 또는 사직을 권장받고 처리가 될 것이다.
회사의 상황은 경제의 상황에 영향을 받고, 경제는 정치, 사회, 기후 등의 보다 더 큰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즉, 우린 예측할 수 없다. 다만, 빠르게 대응할 뿐이다. 시간이 갈 수록 연봉은 올라갈 것이고, 사람 하나하나 보다는 팀 단위의 해고가 많아질 것이다. 즉, 능력이 우수하다고 해고로 부터 자유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해고를 당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수입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결국 필요한 대응일 것이다. 해고를 당하고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해고를 당하기 전부터 대응을 하는 것이 진정한 대응이다. 이것이 회사 생활의 본질이다.